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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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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깨지 못한 천국의 꿈
2009년 09월 24일 08시 36분  조회:2535  추천:46  작성자: 김혁


아직도 깨지 못한 천국의 꿈

_ 장편르포 ≪천국의 꿈에는 색조가 없었다≫서문

정판룡 (연변대학 전임 교장)


전 중국사람이 다 그런것처럼 중국조선족도 지금은 누구나 할것없이 돈을 벌려고 한다. 돈을 벌어야 우리도 남처럼 잘살수있으며 우리의 민족교육사업도 발전시킬 수있다. 지난날 우리의 아버지, 할아버지들이 괴나리보짐을 메고 두만강, 압록강을 넘어온 것도 잘살기 위한것이며 그뒤 수십년간 국내외의 적들과 피를 흘리며 싸운 것도 잘살기 위한것이였다.

그러나 우리는 지금도 잘살지 못하고 있다. 적어도 한국이나 세계각지에서 사는 우리 민족들과 비교해보아도 우리는 가장 못 사는 축에 속한다. 그러기에 가난이 한이 된 중국조선족들이 지금은 가난에서 해탈하기 위해 몸부림을 치고 있는데 이로하여 최근 생겨난 것이 ≪한국꿈≫, ≪한국열≫, ≪코리안드림≫등으로 불리우는 돈 벌러 한국으로 나가는 사회풍조이다. 한국은 조상의 나라이며 동족이 살고있어 돈 버는데 편리하고 중국과 한국지간의 로임소득차이로 중국보다 몇배를 벌수있는 가능성, 기술이 없어도 힘만있으면 벌수있다는 등으로 하여 중국에서 돈 못버는 조선족들은 누구나 한국에 가려 한다.

발전도상에 있는 나라의 사람들이 발달한 나라에 돈을 벌러 나가는 것은 보편적인 현상으로 되고 있지만 최근 중국의 조선족들이 한국에 나가기 위해 법까지 무시하고 불법체류, 밀입국, 위장결혼까지 하거나 또 이것을 리용하여 일부 한국과 중국의 협잡군들이 조선족을 상대로 사기협잡을 하여 엄중한 사회문제들을 일으키는 것을 보면 일반현상으로만 보아서는 안될 엄중한 사회문제이며 현상이 아닐수 없다.

지금까지 직접 사기당한 사람이 만여명이나 되며 사기금액이 인민페로 3억원을 초과하고 사기피해로 하여 죽은 사람이 근 백명이나 된다고 하는 ≪한국초청사기사건≫은 중국과 한국은 물론 세계 다른 나라에 가서 사는 우리 동포들을 놀라게 한 큰 사건이다. 월수입이 불과 몇 백원도 안되는 중국에서 몇 만원이라는 돈을 사기당했으니 사기피해자들이 어떤 곤경에 빠졌으리라는 것은 말하지 않아도 가히 짐작할수 있다.

이리하여 한국에서는 ≪우리 민족 서로돕기≫운동을 선두로 한 피자들을 구제하기 위한 민간차원에서의 모금활동이 전국적인 범위에서 벌어졌으며 미국 등 나라들의 우리 동포들도 구원의 손길을 피해자들에게 뻗쳤다. 그러나 이 사기피해사건은 사건자체의 성질이 복잡하고 국제성질을 띠고있다는데서 중국에서는 한동안 여론에서까지 침묵을 지키고 있었으며 아는 사람도 많지 못했다. 그뒤 피해자 자신들 및 동정자들의 부단한 노력과 사건본신의 엄중성으로 하여 지난해부터는 정부에서까지 이 문제해결을 위해 나서고 있다.

이번에 단행본으로 출판되는 김혁의 장편르포 ≪천국의 꿈에는 색조가 없었다≫는 작자가 당시 영향을 고려하여 우리 조선족의 요론에서도 감히 공개적으로 말을 못하던 사기사건의 진상을 조선족사회에 널리 알리기 위해 쓴 글이다. 이 글은 부동한 각도에서 한국초청사기사건의 진상을 밝히고 론의한 글들로 구성되였다. 그가 그 당시 이런 글을 쓴다는것은 상당한 정도의 담력과 용기가 수요되였다. 중국에 사는 우리 민족의 오늘의 운명에 대한 남다른 그의 관심과 피해자에 대한 깊은 동정심이 그로 하여금 그런 글들을 쓰게 한것같다.

내가 알기에 김혁은 ≪고중도 채 졸업하지 못한 사람≫이지만 18세에 처녀작 ≪피그미의 후손≫을 내여 사람들을 놀래게 했고 20세에 ≪길림신문≫기자로 발탁되였으며 지금은 벌써 200여편의 시, 소설, 수필을 발표했고 문학상만 해도 십여차나 받은 재능있는 문학인이다. 비록 공부는 크게 못했지만 천성적인 문학재능에다 근면과 노력을 가하니 빠른 시일내에 그처럼 많은 성과들을 내게 된것이다. ≪정규적인 체계교육을 받지 못한 저로서는 오직 분투만이 유일한 길이였습니다.≫고 언젠가 김혁씨는 말한적있다. 재간도 재간이려니와 사람은 분투목표가 있고 목표실현을 위한 끈질긴 노력만 한다면 꼭 성공한다는 것을 김혁의 인생도로에서도 알수 있다.

많은 사람들이 한국초청사기사건의 진상과 피해자들의 참상과 그들이 겪고있는 고통에 대하여 잘 몰랐고 또 그에 대한 관방의 태도도 그리 명확하지 못할 때 작자 김혁씨는 과감히 일어나 맨 먼저 사기로 인한 피해자들을 동정하고 지지하고 나선 언론인가운데의 하나이다. 그는 사건의 진상과 피해자들의 참상을 재빨리 사회에 알리는것이 곧 언론으로서 피할수 없는 의무라고 인정했다. 그리하여 그는 ≪근 1년가량 수백명에 달하는 불우한 피해자들과 접촉하면서 그들과 함께 숙식하고 그들과 함께 울고웃으며 그들의 뼈아픈 사연들을 수첩에 적고 색바랜 생활현장을 카메라에 담았다.≫그리고 그는 이것을 소재로 하여 ≪한국인 사기협잡행각에 대해 힘자라는 한 전방위적으로 추적해보고 그 피눈물 나는 진상을 펼쳐보이며 그 불운의 운명을 씻기 위해 땅동이를 쏟고있는 한국인들, 세계각지의 량지(良知)가 있는 동포들의 노력과 성원을 표방하고……<코리안드림>에 흔들리고있는 우리 사회를 진맥≫하는 그런 큰 글을 쓰려고 했다. 이렇게 쓴 글이 곧 1997년 ≪청년생활≫에 련재된 장편련재추적보도 ≪천국의 꿈에는 색조가 없었다≫이다.

김혁씨의 추적보도는 사기로 하여 곤경에 빠진 피해자들의 현황과 사기군들의 사기협잡행각을 사실 그대로 생동하게 보여주고 있으며 곤경에 빠진 피해자들에게 구원의 손을 내민 한국 및 미국 등 나라의 우리 동포들의 뜨거운 동포애에 대하여 썼으며 사기피해를 당하게 된 원인을 분석하고 앞으로 우리가 취해야 할 바른 자세에 대하여 쓰고있다.

수많은 조선족에게 큰 재난과 고통을 가져다준 전대미문의 한국초청사기사건은 아직도 철저한 해결을 보지 못하고 있으며 지금도 여전히 조선족사회의 심각한 사회문제로 남아있다. 중국정부에서까지 이 문제해결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고는 있지만 사건자체가 복잡하고 관련되는 문제들이 많아 일부분의 피해자들이 보상을 받았을뿐 다수는 보상도 받지 못하고있다. 더군다나 한국사기군들이 도처에서 사기행각을 할수있은것은 무슨 방법을 써서라도 한국에 나가려고 하는 조선족들의 이른바 ≪한국꿈≫때문인데 많은 사람들은 아직도 그 꿈에서 깨여나지 못하고 있다는것이다.

1994년부터 만연되기 시작하여 우리 조선족사회에 엄중한 후과를 남긴 가짜초청사기사건 그리고 지어는 ≪페스카마호≫선상반란 사건까지 빚어내게 한 우리 로무자와 한국고용인간의 갈등, 뒤이어 불어닥친 ≪IMF한파≫등은 오직 한국에 가야만 돈을 번다는 꿈을 여지없이 부셔버리고 있지만 아직도 적지 않은 사람들은 한국이 아니면 다른 나라라도 나가야 벌수있다는 생각을 버리지 않고있다. 그리하여 여전히 수만원의 ≪수속비≫를 내고 한국 혹은 외국에 나가는 초청장을 사는 활동은 계속되고 있으며 이로 하여 국외로 나가지도 못하고 가산만 탕진하는 례도 계속 발생하고 있다.

이런 때에 김혁의 이 추적보도 ≪천국의 꿈에는 색조가 없었다≫가 단행본으로 출판된다는것은 자못 의의가 크다. 작자가 이 글의 마지막 부분에서 말한것처럼 ≪요행수를 바라고 땀동이를 적게 흘리면서 일확천금을 바라는 성숙치 못한 심리와 운명을 남에게 걸고 동정과 행운만 바라는 꿈은 허황할수밖에 없다. 이는 우리가 보다 충실하고 내용있는 삶, 풍요롭고 차원높은 삶을 영위하는데서의 전화위복(转祸为福)의 계기로 될수있는것이다.≫

나는 이 책의 출판이 우리 조선족으로 하여금 최근년간에 발생한 수많은 불행한 사건에서 심각한 교훈을 찾음으로써 하루빨리 한국꿈에서 깨여나 맑은 정신으로 새로운 21세기를 맞이하는데 도움을 줄것이라고 굳게 믿는다.


- 1998년 김혁 작품집 출간기념회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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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 3 ]

3   작성자 : 역시
날자:2009-09-24 09:40:28
노벨문학상 후보로 거론되는 고은 시인은 중학 중퇴, 역시 노벨문학상 후보인 소설가 황석영은 고교 중퇴, 한국문학의 대가 박경리 여사는 고졸, 소설가 이문열은 대학 중퇴, 김학철 선생도 고교 중퇴입니다. 김혁 작가도 대가가 될 이들과 비슷한 배경을 갖추고있읍니다.
2   작성자 : 김혁
날자:2009-09-24 11:02:11
말짱 대가들의 이름을 거론하시니 불감당이네요. 전 그냥 조선족이라는 이 어덴가 불우한 족속을 위해 작은 목청이라도 내는 작가로 성장할수있다면 만족입니다. 관심 감사합니다.
1   작성자 : 역시
날자:2009-09-24 14:54:16
메사구 안주를 (한점의 불꽃으로 부터 요원의 불꽃으로) 전세계에 전파한 장본인인 김혁님 저에게도 다도를 전수하는 사범처럼 조심스레 메사구를 한점 맛보게 찢어 주시지요... 김혁님의 수필 (애인같은 맥주,메기같은 친구들)은 구수한 토착어의 맛에 흥이 절로 남니다. 바로 이런 글이 김혁님이 큰 장점이며 한글 문화권의 어느 누구도 즐길 수있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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